번아웃에 빠진 활동가의 관계 맺기와 회복력 키우기
김찬호/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교육센터 마음의 씨앗 부센터장
비영리 활동가 학교 엣지에서는 일 년에 한 번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활동의 방향을 잡기 위한 핵심적인 질문들을 공유하고 대화하는 온라인 통합 과정 엣지ON을 운영합니다. 엣지ON은 활동가의 통찰력이 우리 사회의 변화의 방향, 폭, 깊이를 결정한다는 믿음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정규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설계하며 설정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둘째 우리 활동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화는 무엇인지? 셋째 사회 변화에 적응하거나 대응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이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활동의 방향을 잡기 위한 12강의 질문들을 분야별 전문가 그리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패널들과 함께 학습하고 대화한 내용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
엣지온 두 번째 세션은 ‘활동가의 사유, 통찰’을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세션은 활동가와 조직, 조직과 사회를 사유하며 통찰하는 과정입니다. ‘사유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대상을 두루 생각하다’입니다. ‘통찰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다’ 입니다. 활동가, 조직, 사회, 공동체, 지역사회에 관한 사유와 통찰의 시간 기록을 이곳에 공유합니다.
- 공익적 가치를 위해 일하는데 왜 외로울까?
- 활동가는 개인, 조직,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
- 사회의 불합리를 직면하는 활동가의 우울, 분노, 불안을 극복하는 회복력은 어떻게 만드는가?
번아웃에 관하여
“우리가 잘 산다는 건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반짝이는 겁니다.”
- 때와 장소 그리고 누구와 함께 있느냐에 따라서 나의 다른 내면이 드러나기 때문에 어느 것이 나한테 가장 잘 맞고 진짜 나라고 느껴지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적· 정서적으로 성장하였는가? 지적으로 성장하였는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성장을 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인간은 늘 뭔가를 향해 움직인다. 방향이 있다는 것, 어떤 동기를 가지고 무엇을 추구하는가에 따라 삶의 방식들은 달라진다. 안과 밖에서 나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스트레스와 번아웃은 대비되는 개념이기도 하나 연결될 수밖에 없다.
번아웃에 대한 많은 개념들이 있다. 그중 과도한 업무로 인한 탈진과 그로 인한 만성 피로, 일과 사람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등을 말하며 본질은 섭섭함 그리고 거기에 더해지는 허탈감(최인철)이란 정의 중 섭섭함이라는 번아웃의 본질을 잘 짚어내었다고 생각한다.
서운함과 거기에 더해진 허탈감, 내가 기대한 무언가가 충족되지 않고, 인정받지 못했을 때 이와 관련해서 활동가들에게 더 취약할 수 있겠다.
스트레스에 관하여:
무엇이 힘들게 하는가?
- 이해 불가능성
- 도대체 일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부조리하고 내 철학과 맞지 않는 일들이 조직 안에서 이루어질 때 우리를 힘들게 한다.
- 예측 불가능성
- 내 기대와 어긋나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생각지도 않은 일이 나에게 할당될 때 스트레스가 높아진다.
- 통제 불가능성
- 내 뜻대로 안 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는 무력감과 연결될 수 있다.
일의 만족감에 대하여
적성, 보람(성취감과 사회적 의미), 사회적 위상(인지도와 전망), 동료(함께 일하는 즐거움), 자기 성장(지속적인 학습과 업그레이드), 보수(노동시간과의 상응)이란 지표를 두고, 우선순위와 가중치를 측정해 본다.
조직의 성장에 관하여
- 두려움이 없는 안전한 조직
- 조직의 성과에 가장 중요한 것은 두려움이다.
- 두려움은 본질을 잊게 하고, 방어적으로 만든다.
- 두려움은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지 못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법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
- 두려움이 없는, 안전한 조직은 도움을 요청하는데 거리낌이 없는 조직이다.
- 학습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조직
-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안전함이 보장되는 환경이 필요하다.
- 실패를 받아들이는 관점의 변화: 실패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기존의 방식과 다른 시도를 통해 발생한 실패를 학습하고 성장의 동력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 실패의 경험을 즐겁게 나누기 위한 소통 방식 개발이 필요하다.
- 좋은 소통 방식과 경험을 만드는 조직
심리적 안정감을 촉진하는 말하기 방식이 중요하다.
회의는 목표를 분명히, 준비를 충실히, 시작을 경쾌하게 준비하고 진행한다.
과도한 업무로 지친 심신은 재충전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섭섭함과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동반하는 번아웃은 상사와 동료가 함께 변하지 않으면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번아웃을 호소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일을 줄여주거나 휴가를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의 마음을 보듬어줘야 한다. 공정하지 못한 평가를 개선하고 리더의 행동을 바꿔야 한다.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술 한 잔으로 위로하려는 전략으로는 번아웃을 막을 수 없다.
또 하나는 개인 차원에서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들도 기존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번아웃을 이기는 매우 효과적인, 그러나 매우 역설적인 방법은 타인에게 잘해주는 것이다.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넘치도록 베푸는 것, 그들을 친절히 대하고 존중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자신의 번아웃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자신에게 존재 의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누군가의 삶에 중요하다는 경험을 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중요하지 않다는 자괴감, 그 불쾌하고 우울하고 섭섭한 번아웃을 이겨내는 지름길이다. (최인철, 아주 보통의 행복 중)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의 회로 찾기
- 서로에게 치유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감정의 이해가 필요하다.
- 어떻게 감정을 다루어야 할까? 번아웃은 몸의 현상이며, 몸과 감정은 따로 있지 않다. 감정에 매달리기보다 몸을 바꾸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 감정의 다른 한쪽에는 생각이 있다. 생각과 감정은 몸과 감정처럼 상호 피드백이 일어난다.
- 메타인지를 통한 마음 챙김의 핵심은 지금, 이 순간에 깨어있는 것이다. 대부분 우리는 ‘지금’을 놓친다. 과거 혹은 미래를 생각하며 후회하거나 불안해한다. 내 두려움을 내가 들여다 보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그 힘에서 풀려난다.
- 생각의 힘 키우기
-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고, 스스로 반응을 선택하는 우리의 힘은 그 공간에 있다. 그리고 우리의 성장과 자유는 그 반응에 달려있다. 다시 말해서 감정 그 자체를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들여다 보고 확인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연습이 생각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 생각의 힘 키우기를 통해 불필요한 에너지를 알아차릴 수 있다. 지혜란 무엇을 간과해야 하는지를 아는 기술이다. (윌리엄 제임스)
- 신경 끄기의 기술: 유념해야 할 때와 무심해야 할 때를 알고 우리 신경을 켜고, 끄는 것이 필요하다. 볼륨을 키우고, 줄이기처럼 끄지 않고 조절할 필요도 있다.
- 섬세한 사람 되기
- 예민한 건 자기 에고에 빠져 있는 것이고, 섬세한 건 상대방을 향해 있고, 상대방에게 다가가 있는 것이다.
그림 설명: (공부하는, 운동하는, 어떤 일에서, 어떤 관계에서, 조직에서….) 나는 몇 번에 있나요?
자기를 돌보고, 서로를 보살피기 위하여
- 몸의 근육, 앎의 근육, 생각의 근육을 키우자.
- 두뇌의 ‘딥 러닝’과 지성의 업그레이드: 도서관에 있는 몸만들기와 같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공간 바꾸기를 시도하자. 장기적인 유익함을 만들 수 있는 루틴을 만들자.
- 일상의 리듬: 몰입과 이완의 리듬 만들기, 혼자 있는 시간과 함께 있는 시간(밀실과 광장)의 루틴 만들기를 통해 창의력과 잠재력을 키우자.
- 안전한 공간에서 성장을 도모하는 관계: 안전과 성장 모두 필요하다. 서로에게 생산적인 자극이 필요하고, 위로만 해서도 안되고 다그치기만 해도 안된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면서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능성을 서로 북돋아 줄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하다.
- 세상을 바꾸며 넓혀가는 유능감, 효능감, 공적 행복감: 작고 소소한 공적 행복감 만들기를 기획하자.
객관적으로 ‘뭐가 달라진 거냐?’ 또 ‘달라질 수 있느냐?’ 이런 걸 따지기에는 너무 암담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움직여야 한다면, 움직일 수 있다면 다른 차원의 눈, 바라보는 시선, 깨우침, 내 안에서 올라오는 균형 잡힌 열망, 정신 승리가 아닌 냉정하게 현실을 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은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 일을 하는 것이 이미 희망이 있는 거라고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여러분과 제가 희망에 고문당하지 않고 희망이 오히려 나의 선한 추동력이 될 수 있도록 붙잡으려면 희망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번아웃에 빠진 활동가의 관계 맺기와 회복력 키우기
김찬호/ 성공회대학교 초빙교수·교육센터 마음의 씨앗 부센터장
비영리 활동가 학교 엣지에서는 일 년에 한 번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활동의 방향을 잡기 위한 핵심적인 질문들을 공유하고 대화하는 온라인 통합 과정 엣지ON을 운영합니다.
엣지ON은 활동가의 통찰력이 우리 사회의 변화의 방향, 폭, 깊이를 결정한다는 믿음으로 운영하는 온라인 정규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설계하며 설정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둘째 우리 활동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화는 무엇인지?
셋째 사회 변화에 적응하거나 대응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이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활동의 방향을 잡기 위한 12강의 질문들을 분야별 전문가 그리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패널들과 함께 학습하고 대화한 내용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엣지온 두 번째 세션은 ‘활동가의 사유, 통찰’을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세션은 활동가와 조직, 조직과 사회를 사유하며 통찰하는 과정입니다. ‘사유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대상을 두루 생각하다’입니다. ‘통찰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다’ 입니다. 활동가, 조직, 사회, 공동체, 지역사회에 관한 사유와 통찰의 시간 기록을 이곳에 공유합니다.
정신적· 정서적으로 성장하였는가? 지적으로 성장하였는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성장을 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인간은 늘 뭔가를 향해 움직인다. 방향이 있다는 것, 어떤 동기를 가지고 무엇을 추구하는가에 따라 삶의 방식들은 달라진다. 안과 밖에서 나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스트레스와 번아웃은 대비되는 개념이기도 하나 연결될 수밖에 없다.
번아웃에 대한 많은 개념들이 있다. 그중 과도한 업무로 인한 탈진과 그로 인한 만성 피로, 일과 사람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등을 말하며 본질은 섭섭함 그리고 거기에 더해지는 허탈감(최인철)이란 정의 중 섭섭함이라는 번아웃의 본질을 잘 짚어내었다고 생각한다.
서운함과 거기에 더해진 허탈감, 내가 기대한 무언가가 충족되지 않고, 인정받지 못했을 때 이와 관련해서 활동가들에게 더 취약할 수 있겠다.
적성, 보람(성취감과 사회적 의미), 사회적 위상(인지도와 전망), 동료(함께 일하는 즐거움), 자기 성장(지속적인 학습과 업그레이드), 보수(노동시간과의 상응)이란 지표를 두고, 우선순위와 가중치를 측정해 본다.
심리적 안정감을 촉진하는 말하기 방식이 중요하다.
회의는 목표를 분명히, 준비를 충실히, 시작을 경쾌하게 준비하고 진행한다.
회의 시에는 내가 모르는 사실이 있는지, 무엇이 다르다고 생각하는지, 나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말한다.
과도한 업무로 지친 심신은 재충전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섭섭함과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동반하는 번아웃은 상사와 동료가 함께 변하지 않으면 긍정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번아웃을 호소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일을 줄여주거나 휴가를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의 마음을 보듬어줘야 한다. 공정하지 못한 평가를 개선하고 리더의 행동을 바꿔야 한다.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술 한 잔으로 위로하려는 전략으로는 번아웃을 막을 수 없다.
또 하나는 개인 차원에서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들도 기존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번아웃을 이기는 매우 효과적인, 그러나 매우 역설적인 방법은 타인에게 잘해주는 것이다. 자신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넘치도록 베푸는 것, 그들을 친절히 대하고 존중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자신의 번아웃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 타인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자신에게 존재 의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누군가의 삶에 중요하다는 경험을 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중요하지 않다는 자괴감, 그 불쾌하고 우울하고 섭섭한 번아웃을 이겨내는 지름길이다. (최인철, 아주 보통의 행복 중)
그림 설명: (공부하는, 운동하는, 어떤 일에서, 어떤 관계에서, 조직에서….) 나는 몇 번에 있나요?